[킹메이커기사]"쓰레기집 아이, 가정방문이 살렸다"…해외선 60년 전부터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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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저출생 위기 속에, 이제는 아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졌습니다.
해외에선 전문가의 가정방문을 수십 년 전부터 제도화해 양육을 돕고, 아동학대 발생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는데요.
국내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부 곳곳에 진물과 피고름이 맺힌 18개월 아기.
지적장애가 있는 엄마와 함께 쓰레기더미 속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보건소에서 아동학대를 의심해 지자체에 개입을 요청했지만, 산모의 거부로 초기 대응은 무산됐습니다.
인터뷰: 배보은 대표 / 청소년부모 지원 단체 '킹메이커'
"엄마를 움직이는 결정적인 거는 찾아가셨던 진주 보건소와 저희가 빠르게 했던 주거지원 (역할이 컸습니다). 물리적인 분리를 못 했다면 원가족이 있는 쓰레기 집에서 모두가 신발을 신고 있었거든요. 거기서는 해결이 안 됐을 것 같아요."
2023년 첫 발을 뗀 생애초기 건강관리사업.
간호사가 임산부와 2세 미만 아이가 있는 가정을 직접 찾아가 양육부터 마음 건강까지 도움을 주는 가정방문 제도입니다.
하지만 신청한 사람만 받을 수 있어, 제도를 모르거나 타인의 방문을 꺼리는 경우엔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아예 모든 산모를 대상으로 한 가정방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뷰: 강현아 아동복지학부 교수 / 숙명여자대학교
"(서울에) 3천 명대의 월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더라고요. 25개의 보건소가 이렇게 있는데 그러면은 한 달에 150명 정도를 방문을 다 한다고 그래도 이거는 못할 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해외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모든 산모에 대한 가정방문을 법제화했습니다.
일본은 1961년부터 신생아가 있는 모든 가정을 찾아가 산모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2007년부터는 아동학대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확대했습니다.
전문가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위생 상태나 생활 환경을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전문기관으로 연계됩니다.
방문을 거부하면 행정기관에 보고되는 동시에, 별도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합니다.
인터뷰: 야마다 후지코 이사장 / 일본 차일드 퍼스트 재팬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대략 10% 정도에서 (위험요인이 발견됩니다). (가정방문 제도가) 아동학대나 방임의 위험요소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추적조사 결과, 방문 제도를 이용한 가정은 아동학대 발생이 크게 줄고, 열악한 가정일수록 효과는 더 뚜렷했습니다.
인터뷰: 이은주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알바니 뉴욕주립대학교
"18년 동안 가족을 추적 조사해온 (미국의 한) 프로그램입니다. 가정방문을 받지 않은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가정방문을 받은 아이들은 아동학대와 방임 발생률이 48% 감소했습니다."
이제야 첫발을 뗀 국내 가정방문 제도.
아이와 가족을 지키는 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선, 소외 없이, 모두를 위한 제도로 자리잡아야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뉴스 본문 : https://home.ebs.co.kr/ebsnews/menu1/newsAllView/60610280/H?eduNewsYn=N&newsFldDetl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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